‘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나훈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결심”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출연료 없이 진행했다"

김종열 기자 | 기사입력 2020/10/02 [23:37]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나훈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결심”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출연료 없이 진행했다"

김종열 기자 | 입력 : 2020/10/02 [23:37]

https://www.youtube.com/watch?v=-XnRoMKb42c

 

나훈아는 24년만에 KBS를 찾아 콘서트를 준비하는 모습을 최초 공개했고, 양승동 KBS 사장은 나훈아를 환대하며 '대한민국 어게인'의 시작을 알렸다.

 

 

나훈아는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며 콘서트을 개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이후 나훈아와 KBS20206월 첫 기획회의를 시작해 8월 실내공연 변동 이슈 속에서 콘서트를 준비해왔다. 나훈아는 이번 방송을 출연료 없이 진행했다.

 

장장 2시간 반에 걸쳐 나훈아는 29곡을 열창하며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정치가 물고 뜯고 뜯기는 싸움으로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 주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가요 그것도 트롯트로 희망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나훈아의 공연을 국민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나는 이색적인 현상 하나를 발견했다. 모든 것을 좌우 진영 논리를 보려고 하는 일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야권과 극우 진영에서 나훈아를 반 문재인 인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안달을 했다.

 

나훈아가 노래 부르는 중간중간에 날린 멘트를 그야말로 아전인수로 해석들을 하고 있었다. 조중동 등 극우언론은 대놓고 반문재인 프레임을 덧씌우고 보도하기에 바빴다. 가령 이런 것이다.

나훈아 작심 발언, 국민 위해 목숨 건 대통령 못 봤다... KBS 그듭날 것이다”(조선)

나훈아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목숨건 적 있나, 우리가 이 나라를 지켰다"(중앙)

“국민 위해 목숨 건 대통령 못 봐... 나훈아 소신 발언 ‘뜨거운 반응’”(동아)

이 기사를 본 극우진영에선 또 한 명의 반정부 인사 탄생이라도 되는 양 쾌재를 부르며 호들갑을 떨었다. 나훈아가 공연 도중 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에서 빗나간 보도이다.

그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분, 우리는 많이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쳤다. 역사책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못 봤다. 바로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켰다. 대한민국 국민이 1등 국민이다. 세계가 놀라고 있다…(중략)…여러분,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 이겨낼 수 있다.”

위의 문장 어디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거나 겨냥한 대목을 찾을 수 없다. 그들만의 창작된 해석이다. 수세에 몰려있는 야권의 희망 사항이 이런 모습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나훈아의 이날 발언은 어느 특정 정파를 지지하고 반대한 것이 아니다.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일반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나훈아가 일찍부터 정치하는 동네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이런 상황이고 보니 내용에 살이 붙어 퍼지기도 한다. 극우 유튜버를 중심으로 정부가 수여하려고 한 훈장을 나훈아가 거절했다는 것이다. 마치 개혁 정권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운다. 정작 그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던 것은 노태우 정권 때인데도 말이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등을 정치적 축으로 하는 보수 3당 야합이 있은 직후였다. 이때의 총선 공천은 오직 당선이 제일 기준이었다. 그때 신한국당에서 인기가수 나훈아에게 비례대표를 제의했다.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자신은 노래로 국가에 충성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다. 대중가수지만 자기 철학이 분명한 사람이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있었다. 조용필과 함께 나훈아도 공연단에 포함시키려 했다. 후일담이지만 김정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나훈아는 다른 일정을 핑계로 북한 공연에 함께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 이것을 두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거리두기라며 토를 달았다.

이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토가 아니라 남측 공연단에 대해 지시 일변도로 나오는 북한에 대한 반발이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는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자유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대한민국 나훈아 어게인’ 공연에서도 그것이 잘 드러난다. 출연료를 한 푼 안 줘도 좋으니 공연내용을 방송국 필요에 따라 편집하지 말아달라는 게 KBS에 한 그의 요구였다고 한다. 참된 예인 정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 현대사에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이다. 연예계에도 이 현장을 비켜가지 않는다. 나훈아에게도 동일했다. 그는 광주에 빚진 자라고 늘 생각했다. 1987년 그는 사진 한 장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5.18때 죽은 아들을 끌어안고 우는 어머니를 담은 사진이었다.

 

분노한 그가 그때 작사‧작곡한 노래가 ‘엄니’였다. 나훈아는 그 곡을 쓴 뒤 망월동 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엄니’ 테이프 2천 여 개를 제작해서 광주 MBC를 통해 배포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정권의 방해로 실패하고 33년이 지난 올해에 이르러서야 이 노래를 발표할 수 있었다.


언론의 생명은 공정성에 있다.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개혁정권 하의 보수언론을 보면 과연 우리 언론에 희망이 있는가 되묻게 된다. 무조건 반정부 대열에 끼워 넣으려는 속성, 반북 심리를 부추기는 모습, 일제시대부터 끈질기게 지켜온 기득권에 집착하려는 생리를 보게 된다. 언론 개혁이 그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나훈아 공연 보도 태도는 그것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에는 흥미롭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화들이 숨어 있다.

 

먼저 현직 검사들이 상가에 가기 위해 타고 간 이건희 전 회장의 전용기다. 김 변호사가 후배 검사의 상가에 갈 일이 있었는데 이학수 전 부회장이 이 전 회장의 전용기를 빌려줬다. 이 전용기에는 현직 검사 몇 명이 김 변호사와 함께 탔다.

 

"백 수십명이 탈 수 있는 초음속 여객기를 16인승으로 개조한 까닭에 공간이 넉넉했다. 침실과 와인바까지 갖춰져 있었다. 전용기 안에서는 스튜디어스가 무릎을 꿇고 기어와서 시중을 들었다. 동행한 검사들은 전용기 안에서 신기하다는 듯 연신 두리번거렸다."

 

두 번째는 이 전 회장의 생일잔치와 파티다. 생일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에게는 고급 와인은 물론이고 프랑스에서 건너온 푸아그라(거위간) 요리, 일본의 최고급 등심, 트뤼프 버섯으로 만든 소스를 대접한다.

 

재밌는 사실은 이 전 회장 가족의 테이블에는 '냉장 푸아그라''1000만원짜리 페트뤼스 와인'이 제공된 반면, 다른 손님 테이블에는 '냉동 푸아그라'와 좀더 싼 와인이 나온다는 점이다. 또 이 전 회장의 회갑잔치 때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은 그의 방을 정확하게 축소한 모형이었다.

 

"이건희 일가의 파티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장면은 음식을 내오는 장면이다. 호텔신라에는 드림팀이라는 게 있다. 한 기수당 50명쯤 되는데, 특별한 서비스 교육을 받은 여직원들이다. 이들은 온통 금빛인 큰 뚜껑으로 덮인 음식을 내온다. 검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손님들 테이블 옆에 서 있다가 일제히 금빛 뚜껑을 열어주는 장면은 직접 보지 않고는 상상하기 힘들 장관이다."

 

 

끝으로 가수 나훈아가 이 전 회장 일가의 파티 참석을 거부했다는 일화다. 파티에는 보통 가수들이 오는데 2-3곡 부르고 3000만원 정도를 받아간다. 하지만 나훈아는 이런 파티에 절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측에서 거액을 준다고 유혹했지만 참석을 거부했다는데 그 거부 이유가 걸작이다.

 

"나는 대중 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

 

이런 일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김 변호사는 이후 가수 나훈아의 '영영''사랑'을 자신의 애창곡으로 삼았다고 한다.

 

 

출처: 김천일보 vs 토이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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